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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건, 사고

나주 만봉천 여성 시신의 발견 - 곽씨가 범인일까?

만봉천 여성 시신의 발견


2000년 8월 25일, 만봉천에서 한 여성의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제보를 경찰이 받는다. 최초 신고자는 만봉천 인근에 거주하던 어린이와 동네 어르신으로, 어린이 혼자서 동네 나들이 갔을 땐 현장 주변에 뭔가 이상한 동물 시체 같은 게 보여서 동네 어르신을 불러서 확인해보니, 그게 사람 시체였다는 것이다. 


마침 폭우가 끝난 시점이라 불어난 물이 흐르는 상황에서 시체도 계속 떠내려가 있었으므로, 더 늦었다면 하류로 떠내려가서 영영 실종처리가 될 가능성도 높았었다. 


여인의 시체는 부패가 진행된 상태로, 알아보기 어려웠지만 수소문 끝에 실종신고가 된 당시 간호사 지망생이었던 박모씨로 확인되었다. 옷은 다 벗겨진 상태였으며, 바지도 벗겨진 상태였다. 그러나 하도 부패가 심해서 사망원인을 규명하기 어려웠으며, 심지어 자살인지 타살인지조차 구별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피해자의 지인들은 피해자가 자살할 성격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며, 프로파일러 의견도 타살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틀 전에 경찰이 시체를 확인한 지점보다 수백 미터 정도 상류인 곳에서도 시신이 발견되었는데, 하천 관리하는 동네 아줌마는 역시 동물 시체인 줄 알았었다고 한다. 게다가 그 지점은 워낙 풀숲이어서 분간도 쉽지 않은 곳이었다. 실질적인 범행 장소가 이곳일 가능성이 있는데, 이 장소는 밤이 되면 가로등조차 비치지 않을 정도로 어두컴컴한 곳이고, 워낙 떨어져 있어서 장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비명을 질렀다면 모를까 단시간의 비명만으로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전달되기도 힘든 격오지에 가까운 지형이었다.


나주 만봉천





사건 정황


2000년 8월 18일, 피해자인 박모씨는 가끔 시골에 계신 부모님 일을 거들어드리러 자주 집에 오던 상황이었다. 그러다 어느날 갑자기 박씨 피해자 부모들 사이에서 부부싸움이 일어났고, 피해자는 술취한 피해자 아버지를 진정시키려고 밖으로 같이 데리고 나왔는데, 박씨 부친이 인근 정자에서 술잠이 들은 사이 만봉천쪽으로 향하던 딸이 사라지자 실종신고를 했다고 증언한다.


드들강 여고생 살인 사건과의 연관성이 제기되기도 했는데, 시체의 상태와 범행수법이 꽤나 유사하고, 반년 간격으로 벌어진 사건이기 때문에 그 사건의 진범이 드들강 사건의 범인일 가능성이 있었다. 드들강 여고생 살인 사건의 범인은 주로 물가를 좋아했었고, 채팅으로 만난 여자들을 비슷한 장소에서 성폭행했었다고 한다. 


만봉천 드들강 살인 사건


그가 광주에 살았었고, 평소에 드라이빙이나 낚시를 즐겨했다는데, 만봉천을 찾는 낚시꾼 외지인들이 주로 광주에서 찾아온다는 점도 이러한 의혹을 증폭시켰다.


그러나 이미 드들강 여고생 살인 사건과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었던 사건이었다. 게다가 드들강 사건의 경우 시신의 부패가 더딜 겨울에 시신이 발견되어서 피해자 몸속에 범행의 증거가 고스란히 남았으나, 이 사건은 한여름에 발생했기 때문에 피해자 몸속의 범행의 증거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시신이 부패되고 있었다.




의문의 제보


사건 발생 한 달 정도 지나 가지고요. 나주 경찰서 형사계로 전화가 옵니다. 일반 전화로. 전화가 걸려 와 가지고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이 사람을 죽였다." 

- 미제사건수사팀 팀장 인터뷰 중


수사국에 의문의 제보가 있었다. 제보자는 함모씨라는 여성으로, 최초 제보 당시에는 이 정도의 메세지만 남기고 자신의 신원을 밝히지 않은 채 전화를 바로 끊었었다. 그러나 경찰이 수소문한끝에 함씨를 수사해서 알아낸 사실은 함씨의 남자친구 곽씨가 "내 고종사촌형 장 아무개가 사람을 죽였다. 풀숲에서 죽였으며 옷을 돌밑에 눌러두고" 하는 식으로, 범인에게서 들은 범죄행위까지 그대로 전한뒤 갑자기 벌벌 떨었던 모습을 본 것에 의문이 생겨서 제보했다는 것이다. 남자친구가 이불을 뒤집어쓸 정도로 벌벌떠는 모습은 상궤에 벗어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곽씨는 지인인 장씨가 사석에서 자신에게 범행에 대해 털어놓았으며 알리바이에 협조하라는 부탁을 곽씨에게 했었는데, 곽씨가 마음이 약한 사람이라 혹시 무언가가 두려웠기 때문에 떨면서 그 이야기를 여친에게 전한 듯하다. 


또한 장씨의 경우 트럭을 몰고 다니며 주된 운전동선에 만봉천 일대가 있었다. 경찰은 장씨를 수사했으나 역시 모른다와 알리바이로 일관하였다. 10년이 지난 2011년 거짓말 탐지기 수사를 해서 그의 알리바이가 거짓으로 출력되었지만 거짓말 탐지기는 도움을 줄 수 있어도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없기에 이후로 수사에 진전이 없었다.


당시 마을을 뒤흔든 이른바 「나주 쓰레기 대란」의 중심에 사건이 벌어졌던 마을이 포함되어있어서, 당시 님비현상을 일으키던 주민들의 시위를 통제하는 데 지역 경찰력이 소모되었기 때문에 수사인력에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었고, 이것이 바로 초동수사 실패로 이어졌다.


나주 만봉천 살인



<그것이 알고싶다> 의 관련자 취재


사건이 지난 16년 뒤인 2016년,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관련자들을 취재했다.


함씨는 그 사건 직후에 남자친구였던 곽씨와 헤어진 후에 해당 지역을 떠난 뒤였으며, 사건이 해결되었으리라 생각하고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한다. 함씨는 당시 남친인 곽씨가 심하게 떨고 있었다는 것을 빼면 기억나는게 별로 없다고 했다.


그리고 곽씨를 취재했을 때에는 곽씨 자신은 실언한 것이라면서, 단순히 금전관계때문에 말싸움하는 과정에서 장씨가 "난 사람을 죽였다." 라는 발언자체가 공포감 조성을 위한 블러핑이었고, 그렇다면 곽씨 자신이 장씨의 블러핑에 넘어가 거짓진술을 했을수도 있었다는 긴가민가한 태도를 보여줬다.


그리고 장본인일 가능성이 높은 장씨의 휴대폰번호를 수소문해서 취재했다. 그에게 그 일에 대해 언급하자 "왜 방송국에서 조사를 한다는거냐"며 화내는 반응을 보이고, 2차 전화시도를 해보니 "당신이 수사관이야 뭐야 얘기 안하고 싶다고 ○○ 진짜"라고 욕설까지 해가면서 격렬하게 인터뷰 거절의사를 밝혔다.


112 또는, 나주경찰서 061-332-0112에서 사건 관련 제보를 받는다.

[출처 : 만봉천 예비간호사 살인 사건]